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발레 무대 위에서는 더욱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사랑과 비극, 예술과 열정, 그리고 모험과 낭만까지—이번 달 주목할 만한 세 편의 발레 공연을 소개합니다.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 9월 20일(토)–21일(일) 16:00
와이즈발레단의 《프리다》는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과 예술세계를 무용으로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전기적 묘사를 넘어, '상처 입은 사슴' '부서진 기둥' '자화상' 등 그녀의 대표작들이 지닌 상징을 춤의 언어로 전달합니다. 소아마비, 교통사고, 남편과의 격정적인 관계 등 삶의 고통을 예술로 빚어내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삶 속에서 마주한 상처를 돌아보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길 희망하는 작품입니다.
한 줄 포인트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회복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컨템포러리 발레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9월 26일(금) 19:30, 27일(토) 17:00
셉팀 웨버의 안무로 새롭게 태어난 《로미오+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1960년대 홍콩이라는 이색적 배경 속에 옮겨온 작품입니다. 프로코피예프의 장대한 음악을 바탕으로, 마작, 치파오, 쿵푸 등 당대 홍콩의 생활상을 무대 위에 섬세하게 담아내며 익숙한 이야기를 낯설고도 신선한 시각으로 조명합니다.
특히 네온 간판, 대나무 비계, 좁은 골목길 구조물을 활용한 무대 디자인은 시대적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가 하면 나무봉, 중국 무술 동작을 활용한 댄스 격투 장면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본 공연은 특히 ‘홍콩 주간 2025@서울’의 오프닝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 줄 포인트
대표적인 비극을 홍콩 특유의 정서와 풍경으로 새롭게 풀어낸 무대
광주 예술의전당 대극장 | 9월 26일(금) 19:30, 27일(토) 15:00 & 19:00
바이런의 서사시를 기반으로 한 고전 무용극인 《해적》은 해적 콘라드와 아름다운 소녀 메도라, 노예상인 랑케뎀, 메도라의 친구 귈나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웅장한 스케일의 명작입니다. 이번 무대는 프리모스키 마린스키 발레 예술감독 엘다르 알리에브의 버전을 바탕으로 하며, 원작 3막을 2막으로 압축해 템포를 높이고 군무와 솔리스트의 기량을 강조한 구성이 특징입니다.
사랑과 배신, 모험의 서사가 빠른 전개 속에 펼쳐지며, 화려한 군무와 파드되, 그리고 극적인 무대 연출이 어우러져 관객을 압도합니다. 또한 광주여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극에 생생한 현장감을 더할 예정입니다.
한 줄 포인트
마린스키 발레단 예술감독이 직접 안무한 특별한 무대로 압축된 서사와 역동적인 무대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