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인형, 행운의 수호자에서 예술이 되기까지

19세기 유럽,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사람들은 단단한 껍질 속 호두를 까기 위한 작은 조각 인형을 선물했습니다.

입을 벌려 호두를 깨는 기능을 가진 이 ‘호두까기인형’은 시간이 흐르며

악을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수호자로 여겨지게 되었죠.

이 특별한 인형을 둘러싼 환상적인 이야기가 독일 낭만주의 작가 호프만의 동화<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을 거쳐,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조합으로 1892년 마린스키 극장의 무대로 옮겨졌습니다.

‍호두까기인형_서울발레시어터

클라라와 호두까기인형이 시작하는 꿈의 여정

크리스마스 이브 밤, 소녀 클라라는 대부이자 마법사인 드롯셀마이어로부터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고 꿈 속에서 커다란 생쥐 군대와의 전투에 휘말리죠.

드롯셀마이어의 마술로 호두까기인형이 왕자로 변신하고 클라라는 그와 함께 과자의 나라에 초대받게 됩니다.

서울발레시어터(SBT)의 <호두까기 인형>은 프티파의 원안에

안무가 제임스 전과 로이 토비아스가 재안무한 버전으로, 매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고전 발레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SBT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무대 올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2막에서는 성인이 된 클라라가 등장하지만, SBT의 호두는 어린 클라라가 자신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며

소녀의 상상과 성장,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부드럽게 연결합니다.

호두까기인형_서울발레시어터

정제된 테크닉 위에, 자유로운 상상을 더하다

눈송이들의 춤, 꽃의 왈츠와 같은 대표적인 군무 외에도 2막 과자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각국의 전통춤을 보여주는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은 많은 발레 팬들이 기다리는 장면이기도 하죠.

초콜릿이 추는 스페인 춤, 풀피리가 추는 프랑스 춤, 커피가 추는 아라비아 춤, 중국 춤 등 고전적인 레퍼토리 사이에

SBT는 한국 전통춤을 한자락 끼워넣습니다.

생강과자를 상징하는 마더진저가 거대한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데 치마 속에서 아이들이 장구와 소고를 들고 뛰어나와 한국 춤을 선보입니다.

머리 위 상모를 돌리며 춤추는 모습은 다른 어떤 클래식 발레 전막에서도 보기 어려운 장면으로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공연장을 찾을 이유가 충분합니다.

서울발레시어터(SBT)는 1995년 설립된 대한민국 대표 민간발레단으로, 클래식 발레의 정통성을 지키면서 실험적인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부터 마포아트센터 상주단체로 활동하며 대사가 있는 판타지 발레컬(발레+뮤지컬)인 <신, 데렐라>와 <피터팬>을 무대에 올려 관객의 주목을 받기도 했죠.

호두까기인형_서울발레시어터

모두를 위한 겨울의 클래식

“호두까기인형을 봐야 비로소 연말”이라고 말하는 발레 팬에게도, 발레가 아직 낯선 초심자 관객에게도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인형>은 한 해의 끝을 따뜻하게 채워줄 무대가 되어줄 것입니다.

특히 SBT만의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해석은 <호두까기인형>이라는 익숙한 이름에 전혀 다른 감성과 상상력을 불어넣습니다. 이 다채로운 차이야말로 매년 이 공연을 다시 찾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아닐까요?

클래식의 품격과 즐거운 상상력이 공존하는 이 무대, 지금은 호두를 깔 시간입니다.

공연 정보

  • 일시: 2025년 12월 18일(목) ~ 12월 21일(일)
  • 장소: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 소요 시간: 110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 관람연령: 48개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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