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깊고 차가운 바다 속에서 펼쳐지는 한 인어의 이야기

오는 8월, 다시 돌아오는 작품은 작년 초연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존 노이마이어(John Neumeier) 안무의 <인어공주>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 우리가 아는 디즈니식 해피엔딩이나 ‘왕자와 사랑에 빠진 인어’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아니, 꽤 많이 다릅니다.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John Neumeier)_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원작에 충실하지만 더 깊어진 서사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원작으로 한 이 발레는, 그 특유의 비극성과 상징성을 극대화하여 무대 위에 펼쳐냅니다. 작품에서는 ‘시인’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어공주의 내면을 투영합니다. 시인의 눈물로부터 태어난 인어. 그녀의 감정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상실, 혼란, 좌절, 희망을 끊임없이 넘나듭니다.

국립발레단 <인어공주> 2024_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그려낸 또 하나의 세계

독일 함부르크 발레단 예술감독이자, 드라마 발레의 거장인 존 노이마이어(John Neumeier)는 이 작품에서  안무 뿐 아니라 무대, 조명, 의상까지 직접 총괄하며 작품 전체를 하나의 예술적 통일성으로 엮어냅니다. 푸른 빛과 유기적인 선으로 구성된 바닷 속 배경은 육지로 올라오는 순간 차갑고 절제된 백색 배경으로 공간의 정서가 완전히 전환됩니다. 또, 인어들은 지느러미를 표현하듯 통이 넓고 무용수의 발을 감싸는 긴 바지 의상을 입고 등장해 물 속의 유영을 연상케 하는 군무를 선보입니다.

국립발레단<인어공주>2024_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음악과 무대, 이질성과 아름다움의 충돌

작곡가 레라 아우어바흐(Lera Auerbach)의 음악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불협화음이 섞인 강렬한 사운드, 특히 “테레민”이라는 이색적인 전자악기의 사용은 인어공주의 불안과 고통을 음악으로 피부에 와 닿게 만듭니다. 아름답지만 결코 편안하지 않은 이 음악은, 인어공주의 심리와 서사에 긴장감을 더하고, 관객을 더욱 깊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국립발레단<인어공주>2024_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이번 재공연에서 주목할 3가지

  • 시인의 시선으로 본 ‘자기 존재의 서사' _ 시인이 바라보는 인어, 그리고 인어가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에 집중해보세요.
  • 인간 세계에서의 ‘어긋남’ _ 사랑을 갈망했지만 외면당한 감정,그 절실함이 담긴 움직임에 주목해 보세요.
  • 마지막, 무대 위에서 인어만 남았을 때 _ 그녀는 사라졌을까요, 혹은 더 단단한 존재가 되었을까요?

이건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에요.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당신의 감정에 조용히 파문을 일으킬 이 무대, 놓치지 마세요.

공연 정보
  • 공연명: 국립발레단 <인어공주>
  • 일시: 2025년 8월 13일(수) ~ 17일(일)
  •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예매처: 예술의전당 / 인터파크 / 국립발레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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