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빛 도시 속에서 다시 태어난 셰익스피어의 사랑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비극이 올가을,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만납니다. 홍콩발레단의 〈로미오+ 줄리엣〉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을 바탕으로, 고전 발레와 무술, 그리고 1960년대 홍콩의 시대적 정서를 한 무대에 녹여낸 독창적인 작품입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관람 포인트

1. 1960년대 홍콩의 무대 공간
네온 간판이 빛나는 거리, 대나무 비계, 좁고 얽힌 골목길 구조물이 무대 위에서 유연하게 변주됩니다. 전통적인 발코니 장면조차 이 구조물 속에서 새롭게 연출되어, 당시 도시의 생생한 공기와 비극적 서사가 어우러집니다.

2. 무술과 발레의 융합
무용수들은 쿵푸 마스터들의 집중 훈련을 통해 나무봉과 무술 동작을 몸에 익혔습니다. 발레는 특유의 중력을 벗어나는 듯 가벼운 움직임에 익숙하다면, 무술은 땅에 뿌리를 내리듯 낮은 무게 중심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상반된 훈련을 거친 결과, 전투 장면은 단순한 안무를 넘어선 강렬한 무대 경험으로 완성되었습니다.

3. 셉팀 웨버의 시선, 프로코피예프의 선율
셉팀 웨버는 워싱턴발레단 예술감독을 거쳐 2017년부터 홍콩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안무가로, 고전의 클래식한 감성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을 20세기 최고의 발레 음악으로 꼽으며,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이 이번 작품의 길잡이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웨버의 독창적인 해석과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이 만나는 순간은 이번 공연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하이라이트입니다.

4. 고전 서사의 현대적 해석
베로나가 아닌 홍콩을 배경으로 옮겨온 이 작품은 단순한 이국적 장치가 아니라, 1960년대 도시가 지닌 활기와 긴장감을 통해 사랑과 대립, 비극의 이야기를 한층 입체적으로 드러냅니다. 관객은 ‘익숙하지만 낯선’ 감각 속에서 원작을 새롭게 마주하게 됩니다.
공연 정보
- 일시: 2025년 9월 26일(금) 19:30 / 9월 27일(토) 17:00
-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서울
- 소요 시간: 약 2시간 15분 (인터미션 포함)